사무실에서 TGIF(꿀빠는 금요일)의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던 중, 와이프로부터 카톡이 한통 날아왔다.
두 아이가 코찔찔이었을 때 주말이면 육아의 고단함을 브런치의 달달함과 푸짐함으로 달래곤 했던 시절이 있었다.(그때 자주가던 곳이 이태원 수지스였는데 폐점한지 오래다) 지금은 주말 애들 학원 픽업으로 안 가본지 꽤 오래되어 가끔 그 맛이 생각나곤 했었는데 이심전심, 같이 살아온 시간만큼 입맛도 닮아가는 게 영락없는 15년차 부부인가 보다. 첫운을 띄워주었으니 완창은 나의 몫이겠지. 일요일 오전, 서울/경기 일대 분위기 좋은 브런치 카페예약을 위해 캡쳐로 보내준 브런치 카페를 비롯, 에그베네딕트 브런치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브런치를 즐기긴 하지만, 솔직히 돈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 일요일 아침 함께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가치있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터무니없는 가격대와 적은 양은 항상 아쉬움을 버리지 못하는 부분이다. 이런 나의 심정을 담아 검색 키워드도 '가성비 좋은 브런치 맛집', '푸짐한 브런치 맛집' 등으로 입력해 보았다.
20여분의 검색 끝에 3군데로 후보를 좁혔는데 경기도 광주, 서판교, 서울 방배동의 브런치 카페였다.
그 중 와이프의 최종 선택으로 결정된 장소는 서울 방배동 '카페드칸'.
(경기도 광주, 서판교 브런치 카페 방문기도 나중에 블로그에 올릴 계획이다)
☞ 카페드칸 ☜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18길 9 1층
★ 영업시간 : 월~일 08:00 ~ 21:00(격주 월요일 정기휴무)
★ 전화번호 : 0507-1410-7570
1. 위치
차량정체가 심한 일요일 늦은 오전대였음에도 인덕원역을 출발하여 목적지까지 자가로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특히 사당-이수역 구간은 평일에도 차량정체로 악명이 높은 지역이지만 이수역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내방역까지의 도로상태는 한가한 편이었다. 서울시내에 이렇게 차량이 드문 곳이 있나 놀랐을 정도.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내방역에서 도보로 300m 정도 거리라고 하니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네비게이션을 따라 이리기웃 저리기웃 눈품을 판 끝에 카페에 도착할 수 있었다.
2. 인테리어
카페의 외부전경은 나름 이색적이었다. 밝은색 목조기반의 테라스는 이국적이면서 클래식한 인상을, 흰색톤 벽면과 통유리창은 모던풍의 힙한 인상을 주면서 두개의 상반된 인테리어가 잘 어우러진 느낌이었다. 거기에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아늑한 오렌지색 조명은 자꾸 바라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입구 왼편 카페명이 새겨져 있는 투박한 나무간판은 발견한 순간 예상치 못한 득템의 뿌듯함 이라고 해야할까.
목조 테라스는 두면이 모두 창문으로 확트인 개방감과 밝은 실내 분위기로 보는 순간 여기서 식사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냉방이 안되는 관계로 아쉽게도 패쓰...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라탄재질의 장식물과 엔티크한 접시, 찻잔 등을 진열해 놓은 원목 장식장이 친근함을 주었다. 테이블, 의자, 냉장고, 장식장, 심지어 액자 테두리 마저 짙은 갈색이었는데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애견동반이 가능한 카페라 그런지 4컷의 예쁜 강아지 사진도 눈에 띄였다. 사장님이 애견가이신듯. 뭔가에 홀린듯 내부 이곳저곳을 정신없이 둘러보는 사이 딸애가 시원한 보리차를 테이블 위에 가져다 놓았다.
3. 음식
이곳을 찾게된 원인인 와이프의 최애 에그베네딕트와 나의 최애 프렌치 토스트, 그리고 딸애는 베이컨 에그 머핀을 주문하였다. 세개 다 합쳐 2만9천원이 나왔는데 다른 브런치 카페에서 두개 음식만 주문해도 3~4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것을 생각하니 감동이 절로 일더라.
'얼마나 혜자스러운가'
나이프와 포크, 티슈가 세팅되었고 케쳡과 사과잼도 조그만 종지에 담겨 나왔다. 맛보니 케쳡은 일반 기성품의 것이고, 사과잼은 수제인 듯 너무 달지 않고 감칠맛이 있었다.
5분쯤 지났을까 베 이컨 에그 머핀을 시작으로 프렌치 토스트, 에그 베네딕트 차례로 음식이 나왔다. 여러 블로그 후기에서 음식의 양이 푸짐하다고 하던데 정말 사실이었다.
내가 먹은 프렌치토스트를 위주로 맛을 평가하자면,
토스트는 골고루 입힌 계란옷과 버터가 식빵에 적절히 스며들어 촉촉한 식감과 함께 잘 구워진 바깥부분이 바삭한 식감도 맛볼 수 있었다. 사과쨈에 발라먹으니 그것 또한 별미였고.
전체적으로 느끼할 수도 있는 입맛을 쌉싸름한 새싹채소가 잡아 주었고 바나나 또한 한 조각씩 빵위에 얹어 먹으니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도 들더라.
커피는 밖에서 마실 생각에 시키지 않았었는데 안시켰으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 식사 후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는데 시큼하지 않고 원두의 쓴맛과 우유의 크리미한 맛이 잘 조합되어 최근 마셔본 아이스 라떼 중에 역대급이라 할 만했다.
원두는 무엇을 쓰는지 알 수 없어 커피머신이 뭔지 보았는데
'Nuova Simonelli'
200만원에서 최대 900만원에 달하는 이태리 산 커피머신이더라.. 좋은 원두에 훌륭한 장비빨 덕분인지도..
전체적으로 카페드칸에 대한 나의 감상평은
1. 가성비 훌륭하다. 거기다 양도 푸짐하다.
2. 식후의 아이스라떼는 기름진 맛을 잡아주고 커피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별미.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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