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병 겪는 13년차 아빠의 고민 '어디 놀러가지?'
저는 13살, 10살 두딸을 둔 13년차 아빠입니다. '자녀교육은 여행만한 것이 없다'고 믿는 편이어서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평일에 계획을 세워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가족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거의 10년간을 해온 루틴임에도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야 하는 정신적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두딸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도 되고 사람도 많이 붐비지 않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아 야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차안에서 먹을 간단한 다과와 음료 준비, 입장권 예약과 구매, 근처 맛집선정까지, 그야말로 여행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풀코스' 여행일정을 짜야되다 보니 금요일 아침기상이 두려워지는 '주말병'까지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된 과정을 거쳐 찾아간 여행지에 가족 모두가 탄성을 자아내고, 인생맛집이라며 주문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게되면 그간의 스트레스는 싹 사라지게 됩니다. 자녀를 둔 대한민국, 아니 전세계의 아빠들이 다 저와 같지 않을까요?
실내지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키즈카페 업그레이드 버전, 동두천 '놀자숲'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봄손님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이면서도 두 아이들의 활동적인 성향을 제약하지 않는 공간'을 찾는 것이 이번 주 여행지 탐색의 주요 미션이었습니다. 그래서 검색 사이트에 '실내', '액티비티'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여 나오는 여행지들을 수집해 검증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검색하기를 1시간,
동두천에 패밀리 테마파크로 실내, 실외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놀자숲'이 있다는 정보를 검색했습니다.
놀자숲 사이트(https://noljasoop.modoo.at/)와 여러 방문 블로그를 찾아 들어가 수도권 최대 숲 테마파크로
실내에 클라이밍을 비롯, 그물놀이터, 대형 슬라이드 등 우리 아이들이 진짜 좋아하는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놀이시설 주변으로 부모들을 위한 편안한 의자와 테이블들도 많이 구비되었다는 것도 큰 매력포인트였습니다. 문제는 이용가격이었는데 어린이 종일 체험권이 3만원, 부모 입장권이 1만원이라 다른 실내시설들에 비해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이프와 상의하여 최종 여행지로 확정지었고 준비해야할 것들을 챙긴 후 다음날 놀자숲으로 고!고!
https://noljasoop.modoo.at/?link=185g1fl9
토요일인데다 미세먼지가 유난히 심한 날이라 개장시간(오전10시)부터 인파들로 붐빌 것을 예상하여 아침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1시간 반 정도를 달려 개장시간 20분 정도가 지난 시각에 도착하였는데 대형버스 두대를 비롯, 많은 차량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실내공간 출입문 앞에는 단체여행 인솔자가 인원수를 세고 있었구요. 다음에 올 때는 최소 개장시간 전에는 미리와서 대기하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를 주차시키고 실내공간으로 향하는 도중 계곡을 발견하였습니다. 여름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고 하니(물론 유료이지만..) 여름에도 한번 와봐야 겠습니다.
골판지같은 투박한 나무재질로 각인해 놓은 'NOLJA'라는 디자인이 직관적인 의미와 더불어 오래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용요금은 사전에 조사한 내용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두 아이를 위한 실내체험 종일권 두장과 보호자 실내 입장권 두장을 구매하였습니다. 센터초입에 위치한 눈썰매장(스노우 타운)도 괜찮아 보여 같이 이용하고 싶었지만 미세먼지가 거의 최악인 날인지라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아침에 일찍와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오전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펀 클라임
둘째가 얼마전에 번지점프를 하고 싶다고 한적이 있었는데 그와 유사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제일 먼저 찾아간 체험장입니다. 안전 보호장구를 착용한 아이들과 이를 사진에 담으려는 부모들로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헬멧과 보호장비를 갖추고 첫 시도한 코스 '걸어서 하늘까지'에 둘째는 중간쯤에서 아쉽게도 포기!... 첫째는 긴 다리를 잘 활용해 성큼성큼 기둥을 밟고 올라가 순식간에 성공!
이 코스는 기본적으로 다음 기둥에 닿을 수 있는 신장과 다리길이를 요구하므로 고학년 아이들에게 유리한 것 같았습니다.
이후 다른 클라임 코스도 한번씩 체험하면서 어느새 아이들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하였고 처음의 살짝 굳어있던 표정도 자신감 넘치는 활짝 웃는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클라임 코스의 최종보스가 남아있었으니...
바로 '스카이 점프'라는 코스로 기둥의 측면사다리를 통해 점프대까지 오른 후 힘껏 뛰어 공중에 매달려 있는 완충백에 매달리는 것이 었는데요. 왠만한 성인들도 시도를 포기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상당히 난이도 있어 보였습니다. 우리딸들 성공할 수 있을까요?.....
둘째가 먼저 시도하였습니다. 기둥 옆 사다리를 머뭇거림없이 상당히 잘 올라가 점프대까지 오르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마지막 점프단계는 무리였는지 갑자기 울음을 터트더군요. 안전요원 도움으로 무사히 잘 내려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200% 용기를 내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기특했습니다.
첫째는 원래 고소 공포증이 1도 없는 아이어서 점프대까지 빠르게 올라 1초의 망설임 없이 점프해 완충백에 매달려 지켜보고 있던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마침 휴대폰 배터리가 떨어져 그 모습을 사진에 담지 못한게 너무나도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네트워크 어드벤처
두아이를 키우면서 제법 많은 그물 놀이터를 봐왔지만 이번 것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3층 높이에 성인 십수명이 한번에 들어가도 넉넉할 만한 초대형 그물 놀이터를 보는 순간 '나도 같이 올라가 뛰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 정도였습니다. 그물 놀이터에 진심인 우리 아이들은 역시나 한번 들어가더니 3층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입장료 값은 제대로 한 것 같아 기분이 뿌듯했습니다.
대형 슬라이드
아이들을 설레이게 만든 또 하나의 체험시설, 바로 대형 슬라이드였습니다. 워터파크의 꼬불꼬불한 대형 워터슬라이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엄청 크고 길어 계단을 이용해 3층 탑승구까지 올라가 1층으로 타고 내려오는 구조였습니다. 생각보다 높아 보였는지 둘째가 타는 것에 좀 머뭇거리는 눈치였지만 한번 타고 나더니 순식간에 내려오는 속도감이 너무 신난다며 연이어 몇번을 계속 타기도 했습니다. 제가 안 타봐서 모르겠지만 놀자숲 홈페이지에는 '중력 에너지'를 이용해 탑승자의 스피드를 높이는 구조로 설계되었다는 군요. 그물 놀이터도 그렇고 대형 슬라이드도 탈 수 없는게 많이 아쉬워 다음 번에 오게 되면 꼭 구매해야 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에어리얼 로프 코스
로프를 잡고 이동하면서 장애물을 통과하는 과정입니다. 지상 1M 높이에 설치된 어린이 코스와 4.5M~6M에 설치된 청소년/성인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아이 모두 어린이 코스를 체험하고 신장 제한(140cm 이상)으로 인해 청소년/성인 코스는 첫째만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청소년/성인 코스는 고소 공포증이 있는 아이나 부모들은 피해야 할 듯 싶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 포기하고 내려오는 것을 본 이들만 3명이나 되었습니다. 높이도 그렇지만 코스가 초심자들에게는 제법 난이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코스의 마지막은 짚라인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요. 가장 스릴있는 데다가 우리 첫째가 너무나도 잘 마무리 해줘서 영상으로 한번 찍어 보았습니다.
에어리얼 로프코스 체험까지 끝내는데 대략 3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더 탈거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높은 곳에 오를 때의 긴장감으로 기운이 빠져서 쉬고 싶고 배도 많이 고프다고 하더군요. 금강산도 식후경인지라 미리 물색해 놓은 식당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제가 선택한 지역 맛집은 바로 '이공국시 축석령 휴게소점'이었습니다. 놀자숲에서 차량으로 약 2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비빔국수와 바삭한 쌀돈가스로 유명한데다가 가성비도 훌륭해 방문장소로 낙점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우리 아이들 최애 음식중의 하나가 바로 비빔국수와 돈가스라는... ㅎㅎ
식사메뉴는 무제한 돈가스 코스가 성인 9,900원, 청소년(13세까지)은 6,000원이고 돈가스 코스에 비빔국수 또는 육개장을 주문하면 2,000원이 추가되었습니다. 무제한 돈가스 코스에 맛있다고 정평이 나있는 비빔국수를 하나 추가하기로 하였습니다.
돈가스는 바삭한 식감과 고기 비린내가 나지 않아 몇덩어리를 먹어도 전혀 질리지가 않았습니다. 모닝빵은 통째로 튀겨(돈가스와 함께 튀긴것 같습니다) 설탕을 위에 뿌렸는데 돈가스와 함께 소스를 뿌려 먹으니 별미였습니다. 돈가스만 먹었으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는 입맛을 부드러운 육질의 제육볶음과 쫄깃쫄깃한 떡볶이, 그리고 흑미밥이 가미되어 정말 식사가격을 너무 적게 받는거 아닌가 할 정도로 맛있었고 가성비도 훌륭한 점심이었습니다. 놀자숲을 가게 되시는 분들에 한번 꼭 방문해보시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실내에서 즐거운 체험과 맛있는 점심까지 마치고 나니 가족들의 만족도는 배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뿌둣함과 포만감에 기분좋게 다시 안양으로 차를 돌립니다. 다음에 방문할 때에는 실외 체험장과 입장권이 아닌 체험권을 꼭 구매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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